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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신문사설

2017-09-25

by 귀한그릇 2017. 9. 25.
[사설] 美 전략 폭격기의 휴전선 최북방 비행, 최악 상황 대비해야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4/2017092401888.html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23일 유엔에서 "미국과 추종 세력이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 행동으로 예방 조치 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직전 태평양상의 수소폭탄 실험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김정은은 본인 명의 성명에서 최후의 도박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리용호의 유엔 연설이 진행되는 바로 그즈음에 미국은 괌 기지에서 B-1B 랜서 전략 폭격기 2대를 발진시켰다. 이 폭격기는 오키나와 기지에서 출격한 F-15 전투기 6대의 호위를 받으며 북방한계선(NLL) 이북의 동해상 공해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 국방부는 "21세기 들어 휴전선(NLL) 넘어 최북방으로 비행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태평양 사령부가 아니라 미 국방부가 직접 발표했다. 모두 대단히 이례적이다. 북에 대한 최후통첩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의 바로 턱밑까지 날아간 전략폭격기가 김정은 벙커, 핵·미사일 기지에 대한 정밀 타격 훈련을 한 것은 군사적 대응 가능성이 빈말이 아님을 보여준 것이란 얘기다.

 


미 국방장관은 며칠 전 '서울을 중대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 옵션이 있다'고 했다. 이번 폭격기의 휴전선 북쪽 비행은 그에 따른 훈련이나 점검일 수 있다. 우리는 폭격기의 비행은 알고 있었다고 하지만 미국의 전체적 군사 옵션 내용은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북핵 문제가 해결에 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통상 지정학적 위기는 긴장이 최대한도로 높아졌다가 타협 국면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문 대통령도 그런 점을 지적한 것이겠지만 지금은 북이 태평양상 핵실험을 언급하고 미국이 이에 대한 예방 타격 또는 선제 타격 가능성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는 실정이다. 자칫 우발적인 실수 하나나 오판이 대형 사태로 발전할 수도 있다.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려는 취지이겠지만 국민은 대통령이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을 때 더 안심할 수 있다.

 


최근 프랑스 스포츠 장관이 한반도가 안전하다는 확신이 없으면 평창올림픽에 불참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심상치 않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나 회의 참석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미 북핵의 인질이 된 우리의 피해가 시작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 유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이 23일 북의 풍계리 핵실험장 근처에서 난 두 차례 지진이 북의 핵실험과 관련이 있다고 한 것도 심각하다. 북의 잇따른 핵실험이 지질학적 변화를 만들고 방사능 오염을 확산시킬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북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 후 전방 초소의 총안구(銃眼口)를 열고 언제든지 사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한다. 실로 엄중한 상황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4/2017092401888.html